지렁이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자

지렁이를 기른다고?

예. 우리나라엔 아직 지렁이로 음식쓰레기를 처리하는 가정이 그다지 많지 않지만,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영국, 일본 등에서는 수백만 가정에서 지렁이를 기를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지렁이 상자가 신혼부부들이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중 하나라고 합니다.

우리도 한번 지렁이를 길러보는 건 어떨까요?

외국의 다양한 형태의 지렁이 상자들

지긋지긋한 음식쓰레기 지렁이로 처리합시다!

물기를 빼서 전용봉투에 버리는 번거로움, 봉투가 꽉 찰 때까지 걸리는 며칠 동안에도 음식쓰레기에서는 끝없이 수분이 빠져나옵니다. 채소나 과일 등 우리가 먹는 식재료의 성분에는 대부분 수분 함량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지저분한 전용봉투를 보관하고 관리하는 일은 또 얼마나 귀찮은 일인가요. 더운 여름날이나 따듯한 실내에 두는 음식쓰레기 봉투에서는 끔찍한 곰팡이가 번성하거나 날파리의 산실이 됩니다. 밀폐된 용기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는 요리를 맡는 주부의 말 못할 고민이요, 요리하기를 즐기는 독신자들이 치러야 하는 ‘응분의 대가’가 됩니다.

하루가 멀다고 날아오는 가공식품의 안전성, 식품 위생을 생각하면 내 손으로 내가 해 먹는 요리만큼 안전한 게 또 어디 있으랴만, 살림을 하는 사람들은 압니다. 음식쓰레기가 얼마나 골칫거리인지!

  지렁이가 음식쓰레기를 먹게 해 봅시다. 잘만 보관하고 기른다면 주방의 음식쓰레기로 인한 냄새, 파리, 지저분한 물기 등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 집 음식쓰레기로 지렁이를 기르는 일은, 멀리 나가지 않고도 집안에서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분해되어 다시 흙으로 돌아가기까지를 보여주는 자연세계의 순환, 그 과정에 동참하는 작은 생명들의 존재들은 그저 미물로만 치부하던 인간의 통념과 어리석은 우월감마저 성찰하도록 이끌어 주지요.  

지렁이가 사는 집을 <지렁이 상자>라고 부르자구요. 상자를 관리하는 건 지렁이의 사는 자연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배워 따라줘야겠죠. 거기에 우리들의 의문을 추가합시다.

상자 안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정말로 지렁이가 음식쓰레기를 먹을까? 지렁이 말고도 세균과 원생동물, 곰팡이, 균류들이 하는 일은?  너무 산성화된 환경은 아닐까? 어떤 음식물이 산성화를 초래할까? 시간과 노력을 적게 들이고 많은 지렁이를 수확할 수 있을까? 분변토는 언제쯤 수확할 때 가장 품질이 좋을까? 우리 집 음식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지렁이 상자의 크기는? …등등

<지렁이를 기른다고?>의 저자인 메리 아펠호프는 생물학자이며 30년이 넘게 집에서 직접 지렁이를 기른 할머니입니다. 그녀는 지렁이 상자에 대한 꼬리를 무는 의문은 직접 지렁이를 길러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저 그녀의 지렁이 상자를 한번 같이 들여다 보자는 것입니다.

첫번 째 도전>> 지렁이 상자 만들기

지렁이 상자는 못쓰는 나무박스 등을 활용할수도 있고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면 책속의 메뉴얼을 참고해 직접 디자인해 만들수도 있습니다.

      

      본문 중 지렁이 상자 도면의 예

<에코붓다> 등에서는 화분을 활용해 지렁이를 기르는데 그 방법도 좋습니다. YWCA, YMCA, 제천 지렁이가족모임 등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 생활협동조합들도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쓰레기 퇴비화 실천을 시작하고 있으니 연락해 얻을 수도 있습니다. 또 올 봄부터는 <아름다운 가게>에서도 재활용 플라스틱 지렁이 상자와 나무 지렁이 상자를 개발해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합니다.(지렁이는 근처의 낚시가게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땅지렁이 말고 퇴비지렁이인 줄지렁이로 구입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지렁이 상자를 만드는데 있어 필수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을 알아봅시다.

1) 배출되는 음식쓰레기 양과 지렁이의 양을 가늠해 봅시다.

지렁이 상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음식쓰레기의 양에 맞춰 크기와 지렁이 수를 결정해야 합니다. 저자는 4인 가족의 경우, 평균 하루 500그램의 음식쓰레기가 나온다고 할 때, 필요한 지렁이 수는 1킬로그램 정도라고 말합니다. 즉 하루 발생 음식쓰레기 양의 2배가 적당한 지렁이 수라는 것이지요.

음식쓰레기를 먹기 시작한 지 4주가 지난 뒤부터는 지렁이들이 새끼를 낳게 되므로, 처음 지렁이 수를 약간 적게 시작해도 좋습니다.

2) 지렁이가 사는 상자의 크기와 모양을 정합시다.

하루 500그램, 일주일에 3~3.5킬로그램의 음식쓰레기가 발생할 경우 지렁이 1킬로그램을 기를 수 있는 상자의 크기는 깊이 30cm 정도의 가로 60cm 세로 90cm가 적당합니다. 상자의 크기를 미리 알고 결정해야 하는 이유는, 처리할 용량도 문제이지만, 부피와 무게로 인해 운반과 미관 상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1972년부터 미국에서 이미 폐플라스틱으로 제조한 지렁이 상자를 판매했는데, 수십년간 수만 명의 지렁이를 기르는 이들의 자료를 참고한 결과, 하루 100그램 이내(1주일에 500그램)의 음식쓰레기를 처리하는 지렁이 상자는 평균 0.1평방미터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합니다)

  용기의 깊이는 공기순환의 문제를 고려해서 너무 깊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또 상자는 쓰지 않는 플라스틱 통이나 나무 재질의 폐품 등등 어떠한 재질로도 만들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유독물질이 없는 재질이어야 하며 환기 구멍을 내주어 습기를 조절하는 것이 핵심!

3) 상자에 들어갈 지렁이 침대인 깔개를 넣어주어야 합니다.

지렁이들이 깔고 살며 음식물을 묻어주는 깔개(bedding)도 상자 안에 넣어주는 주요한 요소입니이다. 그런데 흙은 줄지렁이를 이용하는 음식쓰레기 처리에 꼭 필요하지 않습니다. 줄지렁이들은 자연 서식지에서 낙엽 더미나 동물성 퇴비 더미 등에서 살아 가므로 잘게 썬 신문지 주로 넣고 톱밥, 코코넛 섬유질, 퇴비, 초탄 등을 사용해도 잘 살아갑니다. 흙보다는 오히려 편안해 합니다. 깔개는 75퍼센트 정도의 수분을 함유해야 하며 이는 깔개 : 물의 비율이 곧 1:3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림과 같이 신문지를 잘 찢어서 넣어주세요

4) 지렁이 상자의 완성

  지렁이와 음식쓰레기, 수분을 함유한 깔개와 이들을 넣을 지렁이 상자가 마련됐다면 이제 흙 한 줌과 함께 내용물들을 넣어서 집안에 둘 위치로 상자를 두면 됩니다.

지렁이 기르기 체*크*리*스*트

1.   먼저, 지렁이와 지렁이 퇴비화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접하자. 특히 지렁이에 대한 올바

     르지 않은 선입관이 있는 이들이라면 더욱 더 알아야 한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

2.   2,3주 간 배출되는 음식쓰레기의 양을 가늠한다. 되도록 정확한 무게를 알면 좋다.

3.   음식쓰레기의 양에 맞춰 집에서 기를 지렁이의 양을 결정하자.

4.   지렁이가 살 집 <지렁이 상자>를 준비한다. 사거나 직접 만들 수도 있다.

5.   지렁이가 먹이를 먹으며 살아갈 푹신한 베딩 <깔개>를 준다. 신문지, 낙엽, 톱밥 등등

     이용할 수 있는 재료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6.   지렁이 상자에 깔개를 넣어서 해가 들지 않는 곳으로 상자를 둘 곳을 정한다.

7.   지렁이 침대 <깔개>는 적당히 수분이 있는 상태로 상자에 넣는다.

8.   지렁이를 상자에 넣는다.

9.   음식쓰레기를 깔개 속에 묻어준다. 지렁이는 빛을 싫어하므로 표면에 던져 줄 때는

     빛을 차단하는 덮개가 있어야 한다.

10.  주기적인 습도 체크가 필요하다. 지렁이는 과도한 수분이나 지나치게 건조한 환경,

     산소가 없는 혐기성 환경에서는 탈출하거나 죽어버린다. 기르기 시작한 지 4주

     후부터는 지렁이가 새끼를 낳으므로 알주머니나 새끼들을 찾아볼 수 있다.

11.  늘어난 지렁이를 수확해서 이웃에게 분양시키거나 새로운 지렁이 상자를 더 만들어

     본다. 지렁이 수확 후에는 새로운 깔개를 넣어준다.

12.  지렁이 퇴비와 분변토를 수확하여 화분과 텃밭 식물을 가꿔 보자. 풍요로운 정원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두번 째 도전>> 지렁이 퇴비 수확하기

상자 세팅이 끝났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지렁이 상자를 운영해 봅시다.

1) 음식쓰레기로 먹이주기

  지렁이가 좋아하는 것들은 수분이 풍부한 수박껍질이나 멜론, 국수, 원두커피 찌꺼기 등입니다. 물론 채소류나 과일 껍질, 밥과 면류도 아주 잘 먹습니다. 문제는 육류인데 처음 시작하는 이들은 어느 정도 경험을 쌓은 후부터 지렁이에게 주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저자의 경우는 달걀 껍질이나 닭뼈 등을 일정하게 말려 주면 퇴비의 성분은 더욱 좋아진다고 합니다.  음식물은 보통 일주일에 2번 정도로 나누어서 주되 매일 주거나 일주일에 한번만 주든 그것은 사육자의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하길 권합니다.

2) 지렁이퇴비 수확하기

  분변토는 지렁이의 소화기관을 통과해 배설된 물질을 말하며 지렁이퇴비는 이 분변토와 분해중인 음식물, 깔개들이 섞여 있는 것. 분변토만 얻는 것은 지렁이 상자를 6개월간 그대로 두면 간단히 얻을 수 있습니다. 지렁이들은 먹이나 깔개가 없이 자신의 배설물만 남게 될 경우 일부 개체만 살아남고 대부분 죽어서 분해됩니다. 이럴 경우엔 최소 2개 이상의 지렁이 상자를 운영합시다. 분변토와 새끼 지렁이, 갖가지 분해 중이거나 퇴비화된 물질들이 섞여 있는 지렁이 퇴비는 2-3달에 한번, 혹은 네달 한번씩 퇴비와 지렁이들을 수확하게 됩니다. 수확한 지렁이와 퇴비는 이웃에게 분양할 해 주어도 되고 퇴비와 같이 넣어 땅에 같이 주어도 됩니다.

                                            본문 중 지렁이 퇴비 분리하는 방법 중 한 예  

3) 분변토와 퇴비 이용하기

  지렁이의 배설물(분변토)이 뒤섞인 퇴비는 화분 식물 재배와 텃밭에서 채소를 가꾸고 나무를 키우는 데에 매우 유용한 거름이 됩니다. 지렁이가 만들어낸 퇴비들을 씨앗을 심을 때나, 화분을 갈아 줄 때, 텃밭에서 키우는 작물들에게 추가 거름을 줘야 할 때 사용해 봅시다. 놀라울 만큼의 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 상추, 토마토, 고추 등의 채소는 물론 바이올렛, 데이지 등의 예쁜 화단 식물들, 심지어 싹틔우기가 아주 어려운 아보카도 나무의 씨앗도 잘 발아했다고 합니다.

책에는 아보카도 씨앗 싹틔우기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콘크리트로 덮혀버린 지렁이들의 세상이 지렁이 상자를 통해서라도 다시금 활짝 열릴 날이 올 것인가?  수많은 지렁이 일꾼들이 기다려지는 봄입니다.

– 책, <지렁이를 기른다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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