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일본놈 새끼들…

[오마이뉴스 박철현 기자]

요미우리신문 6월 17일자. 자신의 딸과 딸의 친구를 차례로 살해한 비정한 어머니.

자기 딸과 딸의 절친한 친구를 죽이고도 뻔뻔하게 행동한 여자, 여자문제로 상대 남자를 집단폭행후 산채로 묻어버린 20대 대학생, 공부만 강요하는 의사 아버지에 반항해 집을 불질러 자신의 모친과 동생을 불태워 죽인 고교생.

모두 지난 5월과 6월에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들이다. 공포 혹은 스릴러 영화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건들을 지금 일본에서는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또 이런 사건들이 브라운관을 통해 방영되면 이를 흉내낸 모방범죄도 발생한다. 7월에도 이에 준하는(?) 가족간의 치상사건, 방화사건들이 줄을 잇고 있으니까.

가해자는 모두 일반시민, 피해자도 물론 평범한 시민들이다. 대개 젊은 나이의 이들이 어떻게 이런 엽기적인 사건들을 저지르고 또 당하게 되었을까? 흔히 키레야스이(切れやすい, 별 이유도 없이 정신이 확 돌아버린다는 의미)라고 부르는 현대 일본의 사회심리학적 현상은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사건의 개요를 살펴보자.

딸 죽이고 새 인생 시작?

지난 5월 19일 일본 혼슈 북부지역인 아키다현에서 7살 어린이 요네야마 고켄 어린이가 국도옆에 버려진 채로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이미 죽어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한달 동안의 조사를 거쳐 고켄군의 옆집에 살고 있던 하다케야마 스즈카라는 이름의 여자를 용의자로 긴급체포했다.

체포된 그녀는 최초진술에서 자신은 사체유기만 했고, 죽이지는 않았다고 버텼지만 결국 자신이 고켄군을 집으로 유인해 목을 졸라 살해한 후 버렸다고 진술했다.

왜 죽였냐는 취조에 그녀는 6월 20일 “자신의 딸이 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되었을 때, 경찰은 사고사라고 했다”며 경찰에 대한 복수심이 범행의 동기가 되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발언을 해 사건은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7월 16일 다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딸의 죽음을 사고사로 단정한 경찰에 대해 집요한 복수심을 불태웠던 그녀가 자신의 딸을 죽인 살인자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하다케야마는 현재 “매일 울기만 하는 딸이 귀찮았고,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고 싶었다”면서 딸을 죽인 동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른바 “가정매춘(집으로 남자를 데리고 와 매춘행위를 하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했던 그녀에게 있어 딸은 귀찮은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셈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의혹은 남는다. 그렇다면 왜 그녀는 딸이 익사체로 발견된 후 병적으로 경찰을 불신하면서 목격자를 찾는 전단을 뿌리거나 친절하게 대해준 옆집 이웃의 아들까지 살해하게 되었을까?

▲ 지난 6월 오카야마에서 일어난, 사람을 산 채로 매장한 사건은 한동안 일본열도를 충격에 빠트렸다. 여자문제로 인한 사건이 집단린치, 협박, 복수등의 악순환을 거쳐 결국 2명의 젊은이가 희생된 사건. 사진은 <주간플레이보이> 7월 17일자에 실린 관련기사.

자기 여자친구에 문자 보낸 남자를 생매장

6월 27일, 여자문제를 둘러싼 트러블로 인해 히가시오사카 대학의 후지모토 쇼지(21)등 2명이 오카야마의 산업폐기물처리장에서 산 채로 파묻혀져 결국 시체로 발견된 엽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의 조사발표에 의하면 발견당시 그들은 입에 접착테이프가 붙어있고 손과 발은 묶인 채였다고 한다.

범인은 같은 학교 풋살 클럽에 소속되어 있던 토쿠미쓰 유타(21), 그리고 그의 친구인 고바야시 류지(21) 등 8명으로 그들은 피해자들을 산 채로 묻었음을 자백했다.

<주간플레이보이> 7월 17일자에 의하면 이번 사건은 가해자 토쿠미쓰가 희생자인 후지모토와 교제하고 있던 여자친구에게 휴대폰 메일을 보낸 것에 대해 후지모토가 “내 여자에 손을 댔다”며 자신의 일행 2명과 더불어 그를 집단구타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때 후지모토 등은 위자료로 50만엔을 준비하라는 협박을 했고, 이를 토쿠미쓰는 소꿉친구인 고바야시에게 상담했다. 그러자 고바야시는 “오카야마로 오라고 해라, 그 이후는 알아서 하겠다”고 답변.

돈을 지급받기 위해 오카야마로 온 후지모토 등은 망치, 쇠파이프등을 준비해 미리 기다리고 있던 범인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하고 결국 산 채로 묻혀졌다.

애정복수극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잔혹하다. 주범격인 고바야시는 “내 인생이니까 후회는 없다”며 “친구를 위한 의협심에 나온 행동”이라고 진술을 해 일본열도를 경악에 빠뜨렸다.

▲ 공부를 강요하는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으로 집을 불태운 사건을 보도한 아사히신문 6월 21자. 어머니와 동생 2명이 숨졌다.

공부 강요하는 아버지에 앙심 품고 집에 불질러

6월 21일 <아사히>을 비롯한 일본매스컴은 나라현 타와라모토마치에서 일어난 방화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아무런 문제없이 단란해 보였던 풍족한 의사가정에서 방화로 보이는 화재가 일어나 어머니와 아이 2명이 사망하고 16살 맏아들이 행방불명된 사건이었다.

의사인 아버지에 대한 환자가족의 원한으로 초점을 맞춘 매스컴이 있는가 하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아버지를 의혹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매스컴도 있었다.

그러나 4일후에 밝혀진 방화범은 검도 2단에 우수한 학교성적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신도 의사가 되리라고 말해왔던 행방불명된 16살의 큰아들.

그는 나라현에서 특급열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고베지역의 작은 공원에서 발견돼 경찰에 인도되었고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주위의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품행이 바르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가정의 모범생 아들이 왜 그런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을까?

경찰 발표에 의하면 그는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다”고 말하면서 “아버지는 병원의 수술집중치료실을 본따 집에 공부집중실을 만들어 나를 공부하는 기계로 사육하면서 그가 내주는 문제를 못 맞출 경우 죽도로 등짝을 때리기도 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어머니와 동생들이 죽은 것에 대해서는 고개를 떨구며 흐느꼈지만, 아버지에 대한 원한은 체포된 지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수그러들지 않았다”고 < 니혼TV >는 전하고 있다.

좀 심했지만 있을 수도 있는 일?

▲ 유카타를 입고 불꽃놀이를 보러 갈 예정이라고 말하는, 아직 20살도 되지 않은 평범한 그녀들도 “오카야마 사건”을 “무섭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2006 박철현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라 생각되는, 산 채로 매장한 사건에 대해 시부야에서 만난 조금은 불량스러워 보이는 하라오카 아키히로(17, 고교생)는 “아! 그거요? 있을 수도 있는 일이죠”라며 “우리 학교에서도 간혹 그어 버리자면서 애들 동원하기도 하는데 뭐”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

흔히 강그로(얼굴을 새까맣게 화장하는 젊은 여자애들을 통칭해서 부르는 말)로 불리는 젊은 여자애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나오코라고 자신을 밝힌 연령 미상의 여자아이는 “죽인 건 너무했다고 생각하지만, 뭐 있을 수도 있다고 보는데…”라며 자신이 하고 있던 핸드폰 문자보내기에 다시 열중한다.

나이가 든 사람들은 교육이 문제이고 어른들 잘못이라며 혀를 찼지만, 정작 시부야의 하치코 동상 앞에서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는 젊은이들은 약 반수 정도가 “정도는 심했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람을 산 채로 묻어버린 사건이 있을 수 있는 일이라니.

게다가 산채로 매장한 사건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젊은이들은 세번째 사건인 고교생의 방화사건에 대해서도 대체로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오히려 의사 아버지를 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 ‘몰래 접근해오고 있는 네오계급사회, 영국화되어 가고 있는 일본의 격차사회’라는 긴 제목의 사회분석집을 펴낸 저널리스트 하야시 신고는 “새로운 계급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일본의 현재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서 “카치구미(승자)와 마케구미(패자)가 일상화되어버린 일본사회에서 이미 자신을 마케구미라고 단정지어버린 젊은이들은 광기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히 크다”고 덧붙인다.

즉, 대다수를 차지하는 ‘마케구미’가 내일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고, 자신의 내부로 들어가 혼자서 상상의 나래를 편다는 것이다. 그 상상의 나래를 현실에서 실행할 때, 어떠한 결과가 도출될지 사고할 능력이 없는 것이 현대일본의 젊은이들이라는 것이다.

한편 사회심리학자 안도 미유키씨는 ‘자극의 편향성’을 지적한다. 자극이라는 것이 더욱더 강한 것을 원하는 ‘기울기 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자극의 기울기를 억제하거나 고칠 종합적 사고능력이 없이 그냥 컴퓨터처럼 딜리트(Delete) 보턴만 누르면 리셋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신의 딸을 죽인 하다케야마는 경찰 진술 중 “모든 것을 버리고 새출발 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으며, 동아리 친구를 산 채로 묻어버린 토쿠미쓰는 “저질러 놓은 다음 비로소 두려워졌다”고 진술한 바가 있다. 저지르기 전에, 새출발 하기 전에 자신의 생활과 환경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고치려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사건전문 모 저널리스트는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이런 비슷한 사건, 특히 가족간의 치상, 방화 등의 패륜성 범죄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고 장담한다.

그가 예언한대로 7월 들어서만도 가족간의 불화가 원인으로 보이는 방화사건이 벌써 4건 정도 발생했다.

난 그래서 일본놈들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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