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녀를 피하는 법

[조선일보]

지난 4일자 지면에 실린 “허영부리는 ‘된장女’ vs 궁상떠는 ‘고추장男’” 기사는 온갖 허영을 부리며 복학생 선배들에겐 점심을 뜯어먹는 여학생들과 물로 허기를 속이며 수험준비에 시달린다는 복학생 남학생의 이야기가 대학생들 사이에 논쟁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가 나가자 반응은 폭발적. 한 인터넷 포털에는 하루에만 4000개에 육박하는 댓글이 붙었다. ‘젠장-덴장-된장’으로 변화했다는 ‘된장녀’의 음운론적 해석을 능가하는 ‘비약적’ 글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된장녀 논쟁이 ‘된장 아줌마’ 논쟁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아침 7시20분 기상한다. 콘플레이크와 저지방 우유로 대강 아침식사 준비를 한다. 설거지는 식기세척기로 돌리고… 본격적인 메이크업을 시작한다. 나는 미시족이므로 그레이스하고 화사하게 마무리한다. ‘남푠카드’로 그은 루이비통 멀티 스피디 30(핸드백)을 꺼내 거울에 모습을 비춰본다… 요즘 아파트 값이 떨어져서 큰일이야, 옆동 임대아파트 때문에 속상해 죽겠어”라며 32평에 사는 그녀들은 29평 사람들을 싸잡아 무시한다.

이런 얘기의 핵심은 여성들은 헤프게 돈을 써대고, 반면 남자들은 ‘수탈’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된장녀 셋이 달라붙으면 복학생 일주일치 점심값이 날라간다’는 식의 고추장남 묘사는 처절하다. 된장 아줌마와 사는 ‘머슴남’들도 마찬가지. 바이어 접대하느라 과음해 속이 완전히 상했는데, 부인은 우유와 시리얼로 해장을 강요하고, 그녀의 과소비에 카드는 늘 한도초과다.

그러나 “난 소중하니까”를 외치며 허영을 즐기는 그녀들은 언제나 있어왔다. 문제는 예쁜 그녀들이(아이스크림 하나를 먹어도 예쁜 포즈부터 취한다는 된장녀들, 외모에 자신있어 준다는 얘기다) 돈을 좀 쓴다는 것이다. 그러면 선택은 간단하다. 자신이 그녀들의 수준에 맞출 수 없으면, 수준에 맞는 그녀를 만나면 된다. 스타벅스 대신 커피믹스를 즐기는 그녀, 명품백 대신 화장품 사은품 백을 즐기는 그녀, 구내식당 밥 아니면 소화가 안된다는 그녀. 그런 그녀들, 즐비하다.

얼굴 예쁘고, 말 잘 듣고, 게다가 검소하며, 자신의 미모를 무기로 삼을 줄 모르는 그녀들의 시대는 갔다. 더 슬픈 건, 다시 오기도 힘들다는 것. 미모를 탐하는 남성들, 욕심을 줄이든가, 지갑을 채우든가. 이도 저도 안되면 그냥 입을 다물면, 양쪽 인생이 좀 덜 피곤해 지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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