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들어나는 미국의 본심

의약.車.농산물에 택배.통신.법률까지

(시애틀=연합뉴스) 이강원 경수현 기자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3차 협상에 들어가면서 미국의 ‘본심’이 드러나고 있다.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가 5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주요 도전과제로 제시한 의약품, 자동차, 농산물, 위생.검역(SPS) 등 분야는 미국이 한미 FTA를 통해 이익을 늘릴 것으로 기대하는 분야를 찍은 것이다.

결국 미국이 현재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국내 시장은 물품의 경우 의약품, 자동차, 농산물 등이고 서비스 분야에서는 택배, 통신, 법률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약품 자동차 농산물 ‘욕심’

커틀러 수석대표는 이날 주요 도전과제로 의약품, 자동차, 농산물, 위생.검역 등 4가지를 지목하면서 “농산물은 관세장벽이 높을뿐 아니라 쿼터제 등 시장 접근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구체적인 설명도 덧붙였다.

특히 자동차에 대해서는 비관세 장벽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으면서 “각종 차별적인 세금, 여러가지 불투명성 등 비관세 장벽 문제를 종합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약품의 경우도 “의약품 건강보험 선별등재(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에 대한 세부사항을 FTA협상을 통해 다룬다는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해나가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커틀러 수석대표가 제시한 과제는 4가지이지만 위생.검역의 경우 수입위생 절차 등 농산물 수출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사실상 교역 분야로는 3가지가 된다. 의약품, 자동차, 농산물은 미국이 과거부터 집요하게 개방을 요구해온 분야다.

의약품의 경우 미국은 다국적 제약사의 이해가 걸려 있는 신약의 특허권 강화를 우리 정부에 꾸준히 요구해왔으며 국내 의약업계는 미국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국내 제약산업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자동차는 미국이 소비자 인식, 세제 등 비관세 장벽 문제를 그동안 거론해왔다. 미국측은 1,2차 협상에서도 배기량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자동차 세제 변경과 함께 자동차 인증방식(표준),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불만을 터뜨렸다.

우리측 김종훈 수석대표는 “자동차 분야의 쟁점은 원산지를 검증, 계산하는 방법”이라며 “자동차 원산지를 검증할 때 ‘순원가법’을 채택하면 계산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순원가법은 적절하지 않으며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방법은 ‘공제법'”이라고 강조했다.

공제법은 자동차의 공장도 가격을 기준으로 부품원가의 일정 비율을 가산해 관세를 산정하는 방안이다. 미국은 자동차의 통관과정에서 사용부품의 원산지에 대한 원가를 산정하는 순원가법 적용을 원하고 있으나 복잡한 계산방식이나 비용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우리측 입장이다.

농산물의 경우 지난해 미국이 한국에 수출한 규모가 21억8천만달러에 육박했으며 미국은 앞으로도 한국이 자국 농산물의 상위 5위 안팎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택배 통신 법률 요구 집중

김종훈 수석대표는 서비스.투자 유보안에 대해 미국측이 제시한 추가 개방 요구 목록과 관련,”미국은 서비스.투자 분야에서 택배, 통신, 법률 등에서 관심사항 10여개를 우리측에 전달해왔다”고 설명했다.

택배의 경우는 페덱스 등 다국적 업체가 이미 국내 시장에 진출해있으나 국내 소규모 화물 택배시장에는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결국 미국은 페덱스 등 다국적 택배업체가 한국내 소규모 택배 시장에 진출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각종 제도 및 규제 등을 이번 FTA 협상을 통해 제거하겠다는 의도다.

아울러 통신의 경우는 현행 49%인 외국인 투자 지분 제한에 대한 이견이 양국간에 해소되지 않고 있다.

법률 시장의 경우는 이미 우리 정부가 국내 서비스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단계적인 개방을 추진중이지만 개방단계별 시기를 앞당기는 문제가 쟁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미국은 앞으로 건설서비스의 의무 하도급, 주유소 거리제한 등 특정 서비스 분야에 대한 개방 요구를 추가로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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