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의 빛 아직도 보고 있다.



▲ 매더 박사와 스무트 박사. ⓒ

금년도 노벨물리학상은 코비(COBE : Cosmic Background Explorer)위성팀의 존 매더 박사와 조지 스무트 박사(John Mathar and George Smoot)에게 돌아갔다.

이번 노벨상은 137억 년 전 탄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뜨거운 우주를 뒤덮은 창세기의 빛을 확인하고 그 미세분포를 측정하여 우주의 근원을 밝히는 데 한발 더 다가간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들의 업적을 소개하려면 우선 이야기는 그 옛날로 돌아가야 한다.

옛날 사람들은 땅 끝까지 가면(그림1 참조) 하늘이 시작되고 그 밖에는 끝없는 우주가 펼쳐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우주의 과학적인 모습은 저 유명한 아인슈타인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우주에 적용하여 팽창하는 우주의 모습을 해답으로 얻었다. 그러나 밤하늘을 보면 별들은 조용히 반짝이고만 있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팽창하는 우주가 아니라고 믿었기에 팽창을 못하도록 ‘우주상수’라고 알려진 팽창을 막는 힘을 자기의 일반 상대론의 방정식 즉 아인슈타인 방정식에 억지로 집어넣었다. 그러나 세상은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이들은 꾸준히 자기만의 세상을 꿈꾸고 있다.

그 중의 한 사람으로 ‘프리드만’이란 러시아 과학자가 있었다. 그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이 틀렸고 자기 방식대로 얻은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해답으로, 우리 우주는 마치 풍선처럼 그 표면에 자리 잡은 은하계와 별들은 팽창하면서 멀어져 가고 있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의 주장은 미국인 ‘허블’이란 천문학자에 의하여 확인되었고 현대과학은 우리 우주는 끊임없이 팽창하고 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 팽창하는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레마트르(Lematre)라는 신부가 있었다. 그는 우리의 우주는 큰 폭발 즉 빅뱅(Big Bang)으로 시작되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받아들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잘 알려진 가모프(Gamov)라는 러시아계 물리학자와 그의 공동연구자들에 의하여 좀 더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모형이 제시되었다. 그들은 이 세상은 대폭발로 시작되었고 뜨거운 아기 우주였다고 주장했다. 아기우주 탄생 후 0.000000000000001초까지는 수십 억 도이어서 모든 물질은 녹아서 존재하지 않았으며 에너지로 채워져 있었다. 이 뜨겁고 뜨거운 우주가 식어가면서 이슬이 맺히듯 질량을 가지는 물질들이 생겨났으며 우주는 계속 팽창하여 우주의 온도가 약 3,000도 정도가 되었을 때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물질의 기본인 원자가 생겨난다.

이런 변화를 겪을 동안 대폭발이 일어난 순간부터 30만년 정도의 세월이 흐른다. 양성자와 전자가 서로 분리된 플라스마 상태에서 양성자가 전자를 궤도에 가두면서 +전기를 띤 양성자와 -전기를 띤 전자가 하나의 개체인 원자가 되면서 전기적으로 중성이 된다. 이때 뒤엉켜 있던 뜨거운 빛과 물질이 분리되면서 이 세상은 뜨겁고 밝은 빛으로 가득 찬다. 성경에서 말하듯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가 일어난다.

그 후 137억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우주는 식어가서 차디찬 공간으로 변하고 그 뜨거웠고 밝았던 빛은 식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파’가 되고 우주의 온도는 3,000도에서 -270°로 식어서 차디찬 현재의 우주가 되었다.

창세기의 빛도 같이 식어서 차가운 ‘마이크로파’가 된다. 우주 곳곳에 깔려 있는 이 마이크로파를 ‘우주배경복사’라고 하며 이를 코비위성이 확실하게 탐지한 것이다.

‘우주배경복사’는 이미 1963년에 펜지아 박사와 윌슨 박사에 의하여 발견되어 그들은 1978년도 노벨상을 받은 바 있으나 코비팀은 이들의 존재뿐만이 아니라 그 분포의 구조를 탐지함으로써 현재 우주의 그 옛날 모습을 알아냈다. 펜지아와 윌슨 박사가 아기의 태어나는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한다면 이번 노벨상을 탄 매더 박사와 스무트 박사는 아기우주의 울음소리뿐만 아니라 그 모습까지 확인한 셈이 된다.

그뿐만이 아니라 우주배경복사의 명암 속에서 현재 우주의 씨앗을 보았고 우리 우주는 유클리드 기하학이 성립하는 평평한 공간(Flat Space)이고 초기에는 대단한 급팽창(Inflation)이 일어난 흔적도 찾아냈다. 코비위성 뒤에 WMAP라는 위성이 띄워졌고 코비가 희미한 아기 모습을 확인했다면 WMAP(그림6)은 그 얼굴모습과 팔에 매어놓은 아기의 밴드에서 그 신상명세를 확인할 정도로 더 자세한 정보를 얻었다.

‘우주배경복사’는 과학자들만의 전유물인가? 그렇지 않다. 독자 여러분의 코앞에도 ‘우주배경복사’의 마이크로파가 있다. 모든 전파는 점점 약하게 만들면 최후에는 하나의 알갱이가 된다. 마치 물질을 잘게 쪼개어 가면 원자가 되듯이 빛의 원자인 광양자(光量子)가 존재한다. 이 광양자의 존재를 발견한 막스 플랑크(Max Planck)는 20세기 초에 노벨상을 받은 바 있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광양자의 존재를 확인해 드리기 위하여 그림7을 보자. 그림의 화면에 약 2,800만개가 들어오는 것이 정상적인 빛의 강도이다.

태초의 빛은 약 3,000도 되는 불빛이므로 태양빛(태양의 표면은 6,000도)보다는 좀 더 황색을 띤 빛이다.(그림8)

창세기의 빛은 보통 전깃불 같은 색깔이었으나 지금은 식어서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파가 되고 있다. ‘우주배경복사’인 마이크로파의 알갱이는 여러분들의 코앞에 있다. 두 손을 모아 가두면 그 속에는 500개의 ‘우주배경복사’의 알갱이가 여러분들의 손에 잡힌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에서 그 빛(전파)의 알갱이 500개를 언제나 손에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왜? 일반대중들이 단군할아버지는 다 알면서 코앞에 창세기의 빛이 있다는 것을 몰라야 하나! 일반국민에게 이런 일들을 일깨워주고 알리는 것이 ‘사이언스 코리아’ 운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노벨상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친근하게 우리 주변에 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 가운데서 꼭 이런 노벨상을 찾아내기를 기원한다.

김제완 과학문화진흥회 회장은 서울대 문리대 물리과를 졸업하고(학사),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물리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존스홉킨스대학교 객원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물리학과 명예교수이기도 하다. 그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겨우 존재하는 것들」, 「빛은 있어야 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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